본문영역 바로가기
-
“전투보다 설사로 죽은 군인 더 많아”…전쟁에서 빛난 ‘과학의 힘’
군사과학은 대개 ‘죽이는’ 것에만 몰두한다. 적을 없애기 위해 첨단 전투기를 개발하고, 더 좋은 성능의 핵폭탄을 만든다. 제압을 위한 비정한 과학은 전쟁에서 불가피한 장치이자 수순이다.하지만 전쟁의 당사자는 ‘인간’이라는 점에서 ‘폼’ 나는 기술의 대리전으로만 취급하기엔 작지만 복잡한 상황이 수시로 얽혀있다. 전쟁의 결과가 아닌 과정을 생각하면 죽음과 생존의 비율은 51대 49 또는 49대 51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오가기 때문이다.저자 메리 로치는 전쟁 중 벌어질 수 있는 아주 사소한 변수에 주목한다. 죽이기 위한 전쟁이 아닌 살리
김고금평 기자  |  2017.08.17 14:05
-
박멸 아닌 공생의 존재 ‘미생물’…“지구 지키는 원초적 생명력”
흔히 세균으로 불리는 미생물은 박멸해야 할 존재로 여긴다. 만약 미생물을 모조리 없애면 지구 상의 모든 감염병이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미생물이 사라지면 지구도 사라진다.미생물의 보이지 않은 엄청난 역할과 생명력은 도처에 퍼져있다. 우리가 다만 인식하지 않고 관심 두지 않을 뿐. 최소한의 악을 행한다고 최대의 선을 포기할 수 없다. 미생물은 그런 존재다.45억 4000만 살 먹은 지구의 역사를 1년으로 환산해서 생명체의 거주 시점을 요약해보면, 인간이 지구에 머문 시간은 겨우 30분 정도다. 공룡은 소행성이 지구를 강타한 12월 2
김고금평 기자  |  2017.08.09 14:49
-
민주적 ‘석탄’, 비민주적 ‘석유’…화석연료가 던진 부와 정치
1859년 모두의 조롱 속에 드레이크 대령이 석유 시추에 성공했다. 인류가 노예 같은 노동과 의식주의 결핍에서 해방된 기념비적인 해였다. 석유는 곧 돈이라는 인식이 확립되면서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거대의 부의 실체가 드러났고, 억만장자 개념도 등장했다.영국의 주도권이 미국으로 넘어간 것 역시 석유의 관점에선 필연적 수순이었다. 최대 석유 수출국으로 발돋움한 미국이 최강국의 면모를 가지지 않는 게 더 이상할 정도였으니까.석유가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어마어마하다. 중동 분쟁이나 다국적 기업의 탄생이 석유에서 시작됐다는 사실 정도는
김고금평 기자  |  2017.08.02 20:26
-
“과학자는 주관적이어야”…주관적 오류가 키우는 객관적 진화
과학자의 입에서 나오는 말, 그리고 논거는 늘 ‘객관적’으로 입증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객관적 합의 속에 감춰진 주관적 판단은 여전히 과학자의 뇌에서 작동하기 때문이다.‘생각의 탄생’의 저자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미국 미시간주립대 생리학과 교수는 과학적 발견과 창의성은 객관화한 논리보다 인문학자나 심리학자의 주관적 해석과 상상에 맡겨진 경우가 훨씬 더 많다고 주장한다.과학적 발견을 신비하게 만드는 원동력을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연구에 몰두하는 ‘의식적 행위’에서 찾지 않는다는 얘기다. 테니스 할 때 의식적으로 공을
김고금평 기자  |  2017.07.27 13:59
-
“해군이 되지 말고 해적이 되라”…약자들이 이기는 법
영화 ‘300’에서 스파르타군이 용맹한 전투력을 갖고도 결국 패배의 길을 걸은 건 이 책이 주는 ‘교훈’을 미리 터득하지 못했기 때문일지 모른다. 300명으로 100만 대군을 상대할 때 가장 중요한 전략은 의지만 믿고 ‘맞서’ 싸우는 것이 아닌, 게릴라 전으로 ‘뒤통수’를 치는 것이다.대부분의 경쟁 구도에서 세상의 판은 강자에게 유리하도록 짜여 있다. 시작부터 불공평한 게임인데, ‘해보겠다’고 무작정 달려드는 발상 자체가 영원한 패배로 가는 지름길이다.가진 것도 내세울 것도 없는 약자가 승리를 거머쥐기 위한 전략은 없을까. 30년간
김고금평 기자  |  2017.07.20 13:46
-
한국 SF계 총아, 이번엔 사후세계 “대립 속 균형감 찾고 싶어”
SF(공상과학소설) 장르에서 여성 작가 김보영(42)이 주목받는 데에는 상상 이상의 상상력과 이 상상을 순 문학에 버금가는 글솜씨로 콘텐츠를 알차게 버무리기 때문이다. 2004년 ‘제1회 과학기술창작문예 공모전’에서 중편 소설 ‘촉각의 경험’으로 당선될 때부터 그는 ‘가장 SF다운 SF를 쓰는 작가’로 이름을 날렸다.어디서 나온 듯한 소재인데도 전혀 다르게 읽히는 그의 작품들은 흥미와 긴장으로 시작해 알 수 없는 환상의 세계에 이끌리다 각성이나 철학적 논쟁의 결론과 마주하기 일쑤다.‘촉각의 경험’에서 다룬 복제인간은 영화 ‘아일랜드
김고금평 기자  |  2017.07.12 20:49
-
구글의 에릭 슈미트는 왜 ‘버닝맨 축제’에 갔나
우리가 습관적으로 입에 대는 담배와 커피는 몰입과 각성을 돕고, 음주가무와 콘서트장의 ‘떼창’은 잠시나마 ‘정신줄을 놓게’ 한다. 동물들도 복어독, 광대버섯, 대마 등을 탐닉하며 ‘자아를 잊는 방법’을 찾는다.주위를 둘러보면 정신을 집중시키거나 ‘나’를 초월하게 하는 합·불법적 방식들이 적지 않다. 명상이...
김고금평 기자  |  2017.07.06 09:29
-
환상인가, 실재인가…‘의식’에 대한 과학적 논쟁
잠에 빠지는데 꿈을 꾸지 않는다면 당신의 ‘의식’은 사라진다. 숨은 쉬지만, 저마다 가진 세상은 없어지는 것이다. 의식은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객관적 대상의 영역일까.정신과 의사인 저자 줄리오 토노니는 자신을 대신할 화자로 16세기 과학자 갈릴레오를 이 책의 주인공으로 소환한다. 갈릴레오는 수많은 현대 과학자들과 묻고, 토론하며 ‘의식적’인 대화를 나눈다. 책은 뇌 속에 감춰진 의식과 영혼의 신비를 좇기 위해 어려운 과학 이야기를 인문학적 시각으로 담아냈다.갈릴레오가 든 첫 의문은 이렇게 시작한다. 한 사람의 뇌는 그저 미미한
김고금평 기자  |  2017.06.29 14:00
-
조직을 죽이고 살리는 ‘리더의 조건’…“타고나지 않고 학습으로 얻은 기술”
최고의 실적만을 앞세운 리더, 판단은 미숙한 데 감원 조치에 뛰어난 기술을 지닌 리더가 결국 조직을 망치는 사례는 적지 않다. 조직의 자발적 신망을 얻지 못하면서 리더라는 맡겨진 역할로 리더 행세를 하는 ‘리더 같지 않은 리더’에서 조직의 운명은 이미 결정 나는 법이다.창작과 표절이 선율의 ‘미세한 한 끗’ 차이로 발생하듯, 조직의 생명력 역시 리더 한 사람의 운영방식에 따라 좌우된다.여기 리더와 리더십에 관한 3권의 책이 있다. 조직을 더 건강하고, 더 성공적인 길로 안내하는 길잡이로 리더에게 필요한 원칙과 특징을 세세하게 제시한
김고금평 기자  |  2017.06.21 16:36
-
“사드 배치는 국경 중심 패러다임에 갇힌 실패한 전략”
문재인 정부가 중앙집권적 권력을 분산해 지방 자치에 힘을 싣겠다고 약속하고, 중국이 러시아와 동맹국에 준하는 대타협을 시도하는 것은 현재 불가피하게 그려지는 미래 지도의 흐름과 함께하는 행보일지 모른다.대륙과 해양 등 영토로 규정지었던 국가의 정체성은 이제 더 이상 유효한 개념이 아니다. 구분이 또렷한 지...
김고금평 기자  |  2017.06.15 11:23